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요즘 아이들을 보면 Youtube나 만화책을 통해 세상의 지식들을 배우고 있습니다. Youtube에서 검증되지 않은 영상이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도 문제지만, 아이들이 직접 해보지도 않고 눈으로만 보고 아는 것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 아이도 예외가 아닙니다.
인생을 많이 살아 온 어른들은 다 압니다. 눈으로 어슬프게 배운 지식은 안개처럼 모호하고 쉬이 걷히기 마련입니다. 손으로 만지고 주무르고 만들고 부러뜨리고 깔깔깔 웃으면서 경험했던 것들은 각인이 되고 다른 지식을 차곡차곡 쌓을 수 있는 토대가 됩니다. 게다가 가족과 같이 한 경험이라면 소중한 추억도 됩니다.
이번 책 "아이와 함께 먹고 즐기는 과학실험"은 거의 대부분 먹을 수 재료로 먹을 수 있는 결과를 만들면서 즐기는 과학 실험을 담은 책입니다. 먹거리 재료이기 때문에 위험할 것도 없습니다. 아주 어린 아이부터 다 자란 아이들까지 모두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실험들입니다. 책 자체도 편한 디자인과 시원시원하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사진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한장 한장 넘겨보는 것만으로도 재미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 Andrew Schloss는 30년이 넘는 경력의 요리사이자 17권의 책과 수많은 기사를 쓴 유명한 작가입니다. 개인적으로 요리와 베이킹을 즐기는 저로서는 저자가 말한대로 '모든 요리는 작은 과학 실험에 견줄 만 하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이 책이 과학실험에 관한 것이라 해서 그 결과물의 맛이 그럭저럭일 거라 예단하지 마세요. 레시피 그 자체로도 가치가 있을 만큼 너무너무 맛있습니다.
브라우니와 비슷한 방법으로 만들지만 결과는 전혀 딴판인 "반전 브라우니"는 간식으로 커피와 곁들여 먹으면 환상적입니다.
주석산과 베이킹소다의 미묘한 색깔 차이를 이용하여 만드는 "달 모양 쿠키" 모양도 재밌지만 맛도 훌륭합니다.
원래 책에는 "퀴닌"이 들어있는 "토닉워터"로 실험해야 하는 "야광 젤리"는 난관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퀴닌이 의약품으로 분류되어서 시판되는 토닉워터에는 퀴닌이 들어있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대신 "리보플라빈"(비타민B2)을 이용하여 자외선에 반응하는 야광 젤리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하나하나 빠뜨릴 것 없이 모두 재밌고 신기한 실험들입니다.
과학을 체험으로 배워가는 울 아들은 과학이 가장 좋아하는 과목이랍니다. 과학하기 위한 과학 실험이 아니라 맛난 간식도 만들어 가면서 자연스레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엄마 붙들고 놀아줘~를 외치는 아이가 있는 집, 몇 시간 마다 간식을 찾는 아이가 있는 집, 요리와 과학에 관심이 있는 아이가 있는 집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아이와 함께 먹고 즐기는 과학 실험"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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