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월 21일 일요일

야광 젤리


산이가 두 번째로 고른 실험. '야광 젤리' 만들기. 젤라틴가루, 토닉워터, 자외선 전등만 있으면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

어릴때 아버지가 가끔씩 진에다 토닉워터를 넣어 드시는 걸 본 적 있다. 마트에서 흔하게 파는 토닉워터. 사서 실험을 하려는데 남편이 우리나라에서 파는 토닉워터는 안 된단다.

젤리가 야광으로 빛나는 이유가 토닉워터 속에 들어 있는 '퀴닌'이란 성분때문인데, 우리나라에선 퀴닌이 의약품으로 분류되어 있어 퀴닌 성분이 들어간 토닉워터의 판매가 금지되어 있다고 한다. 맛만 비슷하게 낸 것이다.

해서 고민 끝에 찾아낸 것이 건강 보조 식품으로 파는 비타민 B2(리보플라빈)이다 비타민 B2는 자외선을 받으면 가시광선을 내놓는 인광물질이다. 

일단 자외선 전등을 구매하고, 급하게 아이허브에 비타민 B2 를 주문했다.
자외선 전등이 먼저 도착. 집에 있는 돈을 비춰봤다. 돈에도 저렇게 인광물질이 들어가는구나. 아들램이 보고 엄청 신기해 한다. 위조지폐를 감별할 때 자외선 등을 사용하여 저 표식을 확인한다고 한다.


며칠 뒤 도착한 비타민 B2. 캡슐을 따서 자외선 전등에 비춰봤더니 정말 빛이 난다. 신기하네~


우선 재료 모아놓고 한 컷!


끓인 물에 젤라틴을 넣고 섞어 잘 녹인 다음 비타민 B2를 넣고 섞어준다.


이 때는 생각을 못했는데 비타민 B2의 양을 줄여서 색을 연하게 만드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비타민B2는 맛이 쓰기 때문에 많이 넣으면 먹을 수 없을 정도로 쓰다. 나는 캡슐 하나를 다 넣었다.

냉장고에 넣고 굳힌 다음 꺼내서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관찰한다.


손에 묻은 젤리 조각이 더 눈에 잘 띈다.


자외선 전등과 일반 전등에 비춰보니 차이가 확연하다.



리보플라빈의 이같은 성질은 산업에도 활용된다고 한다. 예를 들어 파이프나 수조의 누수를 확인하기 위해 리보플라빈을 약간 섞은 물을 사용하는 것이다. 자외선 등으로 비추면 확연히 눈에 띄기 때문에 누수 지점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비밀 편지 같은 놀이도 가능할 것 같다. 

실험에 사용한 젤라틴은 무향에 단맛도 없는 플레인 젤라틴이다. 산이가 젤리를 보더니 평소에 먹던 젤리랑 생김새가 비슷해서인지 먹지말라고 말렸는데도 덥썩 집어 먹었다. ㅋ 예상대로 인상을 쓰면서 맛없다고 난리를 친다. 그러게 왜 먹어 ㅋ ㅋ

실험이 끝난 다음 먹고 싶다면 맛과 향이 첨가된 젤라틴을 사용하면 된다. 그리고 비타민 B2를 너무 많이 넣지 않도록 한다.

산이가 즐겨먹는 젤리가 있다. 다음엔 그거랑 섞어서 만들어 줘봐야겠다. 얼마전 외국의 한 영화관에서 야광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깜짝 판매를 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그 비밀 재료도 비타민 B2라고 한다.

집에서 야광 젤리를 만들어 주면 아이들과 실험도 하고 맛있는 간식도 즐기는 일석이조가 될 것이다.



집에 있는 JELLO로 다시 실험을 해봤다.


아들램이 저번에 맛봤던 젤리 맛을 기억하곤 기겁을 한다. ㅋ ㅋ
그래서 원래 젤리를 3개 만들고 하나만 알약의 1/7정도를 넣고 만들어 봤다. 파란색이 원래 색인데 주황색 가루를 약간 섞으니 저렇게 초록색이 됐다.

젤리가 굳은 뒤 꺼내 봤다.


접시에 덜어놨더니 산이가 맛을 아주 약~간 본다. ㅋ  맛있단다. 다행이네~


자외선 전등을 비춰봤다. 고스터버스터즈의 심령체 색이 난다.


울 아들램 신이 나선 입안에 있는 것도 찍어 달란다. ㅋ


아들램~ 만족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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