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월 28일 일요일

샌디에고 사파리 파크

샌디에고 사파리 파크는 동물복지가 잘 돼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산이가 읽던 과학잡지에 소개된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흔히 생각하는 동물원과는 차원이 다른 넓은 대지에 자연 서식지에 가까운 환경을 제공하는 곳이라고 한다.

내비게이션을 따라 가다보니 점점 건물이 사라지고 멀리 독수리가 날아다니는 것이 보인다. 양방향으로 놓인 도로에 오로지 사파리 파크에 가는 차만 있다. 이런 곳에 동물원이 있구나..우리나라에서 생각하는 동물원과는 확실히 다르다.

(시티패스를 구입했다면) 입구에서 씨티패스를 보여주면 입장 가능하다. 8월 중순의 날씨라서 그런가 아침부터 서둘러 갔는데도 기온이 심상치 않다. 다만 우리나라가 후텁지근하게 끈적한 더위라면 여기는 습도가 낮아 40도에 육박해도 짜증나게 덥지는 않다.

이렇게 중간중간 햇빛을 피할 수 있는 곳을 마련해 놓고 시원한 물 스프레이를 뿌려준다. 산이랑 자주 이용했다.


일단 사파리 트램을 타기 위해 African Plains로 갔다. 사파리 파크에서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하는 곳으로 말그대로 평원이다.


한참을 걸어가니 저 멀리 평원이 보인다.


트램을 타고 초원을 빙 돌면서 보거나 캐러밴을 타고 초원 안으로 직접 들어가서 볼 수도 있다. 캐러밴 투어는 미리 예약을 해야하고 비용도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알아보니 아무리 방학 때라도 주말이 아니어서 그런가 몇 시간만 기다리면 탈 수 있단다. 난 타고 싶었는데 겁 많은 남편과 산이 반응이 영 시큰둥하다. 캐러밴은 패수~

애들도 더워서 그런지 물가나 그늘 속에 쉬고 있었다. ㅋ  사진은 트램을 타고 가면서 20배 줌으로 당겨 찍은거다. 실제로 보면 굉장히 멀리 있다.





캐러밴을 타고 들어가면 이렇게 가까이서 기린을 볼 수 있다. 하기야 에버랜드 사파리에 수륙양용 투어버스가 생겼다고 해서 놀러간 적이 있었는데 버스로 다가오는 기린을 보고 산이가 기겁을 했다.  기린이 잡아 먹기라고 하는 줄 아는지 원..



African Plains를 벗어나면 바로 Balloon Safari가 있다. 말 그대로 기구를 타고 올라가서 사파리 파크 전체를 볼 수 있다. 높은 곳을 무서워하는 남편님은 빼고 산이랑 둘만 표를 끊었다. 겁 많은 산이가 엄마를 위해 용기를 내 준 것이다. 그런데 웬걸.. 탈 시간이 다가오자 애가 이상해진다. 아..짱나. 울집 남자들은 왜케 겁이 많은걸까. 결국 입장하는 곳에서 울고 만다. 사정을 얘기했더니 언니가 그런 사람들이 종종 있다면서 흔쾌히 이해를 해 준다.


그리하여 외로이 나 혼자 탑승. 아~ 외로워라. 요렇게 어린 아이도 탄 다고 부러워했는데 올라가자마자 빛의 속도로 울기 시작했다. 우째..


사파리 전체가 시원하게 들어온다. 같이 올라오면 좀 좋아!!


밖에서 한참을 있었더니 덥고 목마르고.. 실내로 잠깐 들어갔다. 박쥐가 사는 동굴 온도에 맞춰 놓은 실내가 시원하다. 나가기 싫네.
 

안에 들어가니 실제 박쥐를 볼 수 있다. 박쥐를 가까이서 본 건 처음이다. 좀 무섭다. 



공연 시간에 맞춰 찾아간 버드쇼. 관객의 참여를 유도해 모두 같이 즐기는 점이 좋았다.





이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아메리칸 콘돌을 보러 고고! 아~ 너무 높다..ㅜ ㅜ 가도가도 끝이 없네.


저 멀리 보이는 아메리칸 콘돌. 우리가 흔히 말하는 대머리 독수리이다. 무분별한 포획으로 개체수가 엄청나게 줄어든 현재.. 멸종위기라고 한다. 펼친 날개 너비가 2m는 족히 넘었다.


지금은 저렇게 철장 속에서 보호받고 있는 신세가 됐다. 거대한 체구를 가졌음에도 뒷모습이 쓸쓸해 보였다.

더위에 지치고 다리도 아프고 이제 돌아가려는데 사람들이 웅성웅성 모여서 뭔가를 보고 있다.
뭘보나 가까이 다가가보니 진행자가 손에 공을 들고 있다. 뭐지..?


헐..아르마딜로다.


 무심코 보면 정말 가죽 공처럼 생겼다.


땅에 내려 놓으니 이렇게 발발거리며 잘 걷는다. 아이들이 한참을 매달려 구경한다. 산이도 신나서 자리에서 떠나질 않는다. 우리도 마지막을 귀여운 아르마딜로와 함께해서 좋았다.

 아..이제 돌아갑시다. 쉬어야겠어.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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