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빌리러 가는 도서관에 원어민 영어 회화 수업이 있다. 일주일에 두 번, 주중에 한 번 주말에 한 번 10분씩 1대 1로 대화를 나누는 수업이다.
예전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그 때는 도서관에 자주 가지 않던 때라 겨우 10분 수업 듣자고 주차도 힘든 곳에 굳이 갈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그런데 다니다 보니 도서관과 심적인 거리가 가까워진 탓일까..열심히들 수업 들으러 오는데는 이유가 있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이미 수업을 보내본 아는 동생 말이 외국인에 대한 두려움도 없애고 레벨에 맞는 책을 미리 읽어가면 원어민 선생님과 얘기도 나눌 수 있어 좋다고 했다.
학원에 가도 선생님과 1대 1로 10분 이상 얘기하기 힘든데 그거에 비하면 나쁘지 않다고.. 그래서 신청을 했다. 첫 테스트 시간에는 Free Talking으로 읽기 레벨을 정한다고 했다. 들어가기 5분 전쯤 산이 가슴이 쿵쾅쿵쾅 뛴다.ㅋ 이해하지..이해해.
밖에서 기다리는데 10분이 30분보다 길더라. 하고 나오더니 산이가 그런다. "엄마, 처음에는 말이 팅팅 튕겨져 나갔는데, 집중해서 듣다보니까 다 들려. 선생님이 말을 잘 이해한다고 그랬어"
왠일이야..
그러고 받아온 레벨이 3-4레벨이다. 불과 3달전 학원에서 1-2레벨을 받았는데 3개월 집중해서 읽었다고 이렇게 올라갈 수 있을까? 생각을 해보니 학원은 4가지 영역을 다 보는데 도서관 테스트는 듣고 말하기만 했으니 상대적으로 약한 쓰기를 보지 않은 것이 플러스로 작용한 것이다.
엄마표 영어가 읽기와 듣기, 말하기까지는 어찌어찌 되는데 쓰기가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차고 넘치다 보면 쓰게 된다는데 과연 그럴까? 이렇게 쓰기를 안해도 될까? 내 생각이 없으면 패턴 드릴에 지나지 않는다고.. 내 생각이 생기려면 영어책 이외에 우리나라 책도 열심히 읽혀야 한다고.. 맞는 말이긴 하다. 하지만 그런다고 영어글이 막 써질까? 여튼 지금은 읽기에 집중하는 시기라 잠시 접어두지만, 결국엔 마주칠 문제이니 차차 생각해 봐야겠다.
그러고 두번째 수업을 듣고 나왔는데 얼굴이 첫 시간처럼 밝지 않다. 물어보니 선생님 말씀 중에 못 알아 들은 것이 있었단다. 아들램한테 말해줬다. 우리나라 사람이 한국어를 못하면 창피하지만 영어를 못하는 게 창피한 건 아니라고. 그리고 산이 못하는 거아니라고.. 열심히 해줘서 고맙다고. 이건 진심이다.
3개월하고 원하면 3개월 연장이 가능하다고 하니 산이랑 얘기해서 이어할지 정해야겠다.
이게뭐라고 좌절을 하니..ㅋ
산아, 인생사는데 이런거 암것도 아냐. 힘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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