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낳기 전에는 간식도 만들어 먹이고 친구들도 자주 불러서 같이 베이킹 파티도 하고.. 생각은 많았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더라..ㅜ ㅜ
워낙 예민하고 까다로운 아들램 덕에 인간다운 생활을 시작한지 얼마 안된 즈음, 아이와 함께 베이킹을 시작했다.
처음엔 손 힘이 없어 전동 믹서는 사용하지 않고 손 거품기로만하다가 처음으로 전동 믹서를 쥐어준 날이다.
덜덜덜 돌아가는 진동이 신기했는지 연신 깔깔거렸다. 벌써 5년이 다되가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번역하게 된 '아이와 함께 하는 베이킹'.
산이가 책에 나온 쿠키를 같이 구워 보자고 한다. 그래서 처음 구운 쿠기가 '스니커 두들'
이렇게 마른 재료와 젖은 재료를 따로 준비하고,
아들램이 쉐킷쉐킷. 너무 저으면 쿠키가 질겨지지만 이렇게 신나서 하는데 막을 수 없다. 그리고 중요한 사실! 본인이 드신다는 것. 상관없어요~~
반죽을 계피 설탕에 넣고 굴려준다.
요렇게 베이킹 팬에 올리고 예열된 오븐으로~
10분 후면 맛있는 스니커 두들이 완성된다.
넘 쉽게 완성되서 그런가.. 산이가 하나 더 만들자고 한다. 그래서 어릴 적 추억도 더듬을 겸, 손도장 쿠키에 도전!! 가게에서 파는 쿠키 중에 중간에 딸기 잼이 들어 있는..음..이름이 가물가물. 그 맛인가보다 하고 구웠는데 질감과 맛이 전혀 다르다.
이번엔 미국 다녀올 때 사온 사탕수수 설탕(cane sugar)을 써보기로 했다. 요렇게 재료 모아 놓고 한 컷! 넘넘 기대하고 시작해서인가..반전이 있었으니..
여튼 베이킹 시작.
리아의 책은 기본적으로 아이들을 위한 레서피라 전동 기계를 사용하지 않는다. 실온에 버터를 내놨어야 했는데, 나무주걱으로 하려니 아들램이 짜증을 낸다. ㅋ 어쩔 수 없이 전동 믹서 등장!
거기에 사탕수수 설탕과 달걀을 넣고 섞어 준다. 레서피에선 황설탕과 흰설탕을 섞어서 넣지만 난 사탕수수 설탕만 넣고 했다.
거기에 땅콩버터 추가. 생각보다 많이 들어간다.
그리고 준비한 마른 재료를 넣는데, 여기서 잠깐!
리아의 책에서 강조한 것 중의 하나가 시판되는 쿠키에 설탕과 소금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는 점이었다. 맞다! 미국 과자를 먹어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짜고 달아서 먹을 수가 없다. 개인적으로 단맛은 별로지만 짠맛은 선호하는 편인데 그래도 너~~무 짠 미국 과자. 그래서 더욱 이 의견에 공감했다.
그런데 소금이 2작은술. 헉! 내가 잘못 번역했다부다.. 등줄이 땀이 흐르면서 원서를 찾아보니, 2작은술이 맞다. 물론 맛소금 1작은술 = 꽃소금 2작은술 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나도 꽃소금을 사용하니..이건 아무래도 넘 많다. 반으로 줄여서 넣었다.
꽤나 질은 반죽을 살살 흰설탕에 굴려서 올려 놓으니 산이가 준비하고 있었다는 듯, 손도장을 꾹꾹 찍어 준다.
그리고 딸기 잼을 얹는다.
예열된 오븐에서 12-15분후, 쿠키가 나오는데.. 이 쿠키가 아니라
이 쿠키가 나온다.
뭐지.. 차차 알아내기로 하고 맛을 보는데..헉 내입엔 너무 달다 ㅜ ㅜ
아들램은 맛있게 먹는다. 얘는 또 뭐지..
하지만 난..에스프레소, 플리즈~~
소금간은 딱 맞다. 레서피대로 2작은술을 다 넣었으면 좀 간간하지 않았을까 싶다. 설탕과 소금 양을 줄이자는 게 리아의 모토인데, 스니커 두들과 달리 왜케 달지? 생각을 해보니 사탕수수 설탕 탓이 아닌가 싶다.
원래 레서피대로 다시 한 번 구워서 맛을 봐야겠다. 하란대로 안했으니 아직 섣부른 판단은 유보한다.
미국 사람들이 짜게 먹는다고 해도 우리나라 보다 나트륨 섭취량이 적다니 반성해 볼 문제이지만..
쿠키에 넣는 소금 양은 줄이는 게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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