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돼지 등갈비를 한 대 사다가 김치찜을 했는데, 예전엔 먹고도 남을 양이구만 남편 줄 등갈비도 하나 없이 우리 산이가 다 먹었다. 등갈비 한 대면 10조각은 나오는데.. 아이가 큰다는 게 이런건가. 어지간히 입도 짧은 울 아들램. 요사이 너무 먹어댄다. 살 안찌는 게 신기할 뿐.
느긋하게 일요일을 보내고 있는데, "엄마~ 저번에 먹었던 뼈 들고 뜯어먹었던거..그거 주세요" 이런다. 아들아, 달라면 바로 나오냐. 요리를 해야지. 저녁에 해주겠다고 약속하고 장 볼 핑계 겸 점심은 칼국수로 때우자고 했다. 근처 재래시장에서 파는 칼국수를 먹으러 갔는데 웬걸..휴무일이다. 우짤까 잠시 고민하는데 아들램이 김밥을 드시고 싶단다. 김밥 구신 울 남편이 살짝 웃으며 "엄마 힘들어서 안돼~" 에잇, 그게 뭐라고.. 싸줄게~
등갈비 두 대랑 김밥 재료를 사가지고 집으로 갔다.
작년만해도 깁밥 10줄을 싸면 남편이랑 둘이 2끼를 먹고도 남아서 남편이 회사에 싸가곤 했다. 난 싸가래도 싫겠구만. 어지간히 김밥을 좋아하는 남편은 신나서 들고 간다.
이건 2학년 소풍 때 싸갔던 산이 도시락. 반 이상은 남겨왔다.
어제는 남편 회사에도 보낼 요량으로 속 재료를 평소보다 여유있게 준비했다.
누가 보면 김밥장사하는 줄..ㅋ ㅋ
때아닌 계란 파동에 김밥집에서 계란을 빼고 만들기도 한다던데.. 오래 이용한 생협에선 물량이 적으면 적었지 말도 안되게 가격을 올리는 일은 없다. 이 날은 웬일로 1박스 이상을 사도 된다길래 2박스를 집어와 여유있게 부쳤다. 예전엔 계란말이를 만들어 잘라서 넣었지만 요샌 그것도 귀찮아서 얇게 부쳐서 자른다. 우엉을 볶아서 넣으면 더 맛있지만 배고프다고 난리치는 산이 때문에 여기까지만.
개인적으로 난 새콤한 맛이 살짝 나는 김밥을 좋아해서 오이도 초절임을 해서 넣는다. 생협 단무지는 시중에 파는 것보다 달콤한 맛이 적어서 좋다. 노란색 단무지가 이쁘긴하나 몸에 안좋다는 식용색소를 굳이 먹을 필요는 없을 듯. 어쩔 수 없이 일반 마트에서는 맛살만 산다.
얼마 전 친구랑 백화점에 갔다가 이쁜 실리콘 김발을 사왔었다. 대나무 김발은 잘 갈라져서 가끔 손에 가시도 들고 씻기도 불편해서 있던 것을 버리고 야심차게 말아 봤는데.. 헐 안 말린다.
요렇게 덮어서 아래 김발을 당겨줘야 짱짱하게 말리는데 김이 실리콘에 달라 붙어 꼼짝을 하지 않으니 말고 나면 김밥 속이 헐렁헐렁 다 쏟아지고 마는 것이다. 아..짱나. 급한대로 손으로 말아서 먹고, 하나 장만해 두었다. 이게 뭐라고.. 이렇게 편할 수가 없다.
여튼 김밥을 열심히 말아대고 있는데, 요사이 한참 Phineas and Ferb에 빠져 있는 아이가 김밥을 정신없이 가져다 먹는다. 재밌는 만화에 빠져서 본인이 얼마를 먹고 있는지도 모르는 듯 했다. 산이가 3줄을 넘게 먹은 거 같고 난 싸면서 집어먹어서 얼마를 먹었는지 모르겠구 ㅋ 울남편까지 맛있게 드시고 나니 남은 것이 한 줄도 안 됐다. 그것도 남편이랑 아이랑 왔다갔다 끝내버리더라.
김밥 10줄이 안남다니.. 남편 회사에 싸갈 건 암것도 없다. ㅋ ㅋ ㅋ
김밥 다 먹고 산이가 하는 말 "엄마~ 저녁은 모 먹어요?" 헐~~ 엄마도 좀 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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