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튼, 어제도 영어책을 읽는 시간에 온갖 짜증을 다 내고 눕고 징징대는 아이를 보다 터지고 말았다. 이젠 소리 지르기도 싫다. "방으로 들어가!" 이럴 땐 차라리 안 보는게 낫다. 예전엔 방으로 아이를 들여보내고 나면 나도 곧 미안한 마음에 문을 열어보곤 했다. 처음 몇 번은 본인도 안절부절 침대 위에서 불편하게 앉아 있더니 이제 들여보내면 아주 이불을 덮고 잠을 잔다. 어이없어..
그꼴도 보기 싫어서 어제는 얼마전 저렴한 가격에 득템한 Roald Dahl 소설 모음집 중에 제일 쉬운 'Magic Finger'를 주면서 "읽어!!"라고 말했다. 속으론 설마 읽겠어? 그래도 뭐라 그러나 나중에 물어나 보자. 처음엔 아이도 날 쳐다보면서 '어쩌라구요, 어머니'라는 표정을 지었다. ㅋ ㅋ 나도 몰라~ 그러게 왜 엄마 속을 뒤집냐?
가지고 들어가더니 한참있다가 나와선 "엄마, 죄송해요.. 이제 짜증 안 낼게요. 근데 이 책 재밌어요."한다. 웬일이야. 다 읽었냐고 물었더니 길어서 반만 봤단다. 그게 어디야.. 그러더니 오늘 마저 다 읽었다. 태어나 첨으로 읽은 영어 소설책이었다. 추카추카~~
언젠가는 즐겁게 읽어 주길 바라며 미리 쟁여둔 Roald Dahl.
영국판으로 영국의 유명한 배우들이 내래이션을 한 CD도 같이 구매했다. 모든 책을 녹음한 것은 아니고 주로 두꺼운 책 위주로 녹음이 되어 있다. 얼마전에 영화로 봤던 The BFG도 있다.
저 책 중에서 제일 얇은 책. ㅋ ㅋ
글밥은 대충 이정도 이지만,
이렇게 적은 페이지도 꽤 있다. 그래도 영어 만화에 빠져 있는 요즘 소설책을 읽었다는 사실을 칭찬해 주고 싶다. 물론 소설책 한 권 읽었다고 바로 장편의 챕터북이나 소설책을 들이댈 엄마는 아니다. 금새 질려서 뒤로 누울 것을 알기 때문에. 다만, 나도 이런 책을 읽을 수 있네. 읽으니까 읽히네. 정도의 신선한 경험이면 충분하다. 열심히 읽어서 벌이 아니 상으로 책을 즐길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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