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숙소가 LA 남쪽에 있는 오렌지 카운티의 애너하임(Anaheim, Orange County)이어서 근처를 많이 돌았다. 미국에 도착한 바로 다음날 근처에 있는 미션 산 후안 카피스트라노(Mission San Huan Capistrano)에 갔다. 위치는 오렌지 카운티의 남쪽 끝이고 샌디에고 카운티와 가깝다.
원래 캘리포니아는 스페인의 식민지였기 때문에 스페인 선교사들이 천주교회를 많이 지었다. 그 중에서도 이곳 미션 산 후안은 규모도 크고 아름다웠다.
미션 산 후안 바로 앞에 기차역이 있어, 기차를 타고갈까 잠깐 고민했었다. 그런데 기차값이 생각보다 비싸서 관두었다. 미국은 기름값이 훨씬 싸니까...
미션에 딸린 주차장은 없기 때문에 바로 옆에 있는 야구장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동선 상 새로 지은 바실리카 성당(Mission Basilica)을 먼저 들러 보았다. 거의 명동성당급의 삐까번쩍한 성당이었다. 미사가 있는 시간은 아니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둘러보고 기도하고 있었다. 이 성당은 1812년 지진으로 무너진 Great Stone Church를 그대로 복원하여 지은 곳이다.
남미인들은 저렇게 항상 무릎을 꿇고 기도를 드리더라. 미국인들도 한국인들도 저렇게 기도하진 않는데, 같은 종교라도 형식은 조금씩 다른 듯.
긴 담장을 따라 걸어야 미션 산 후안에 이를 수 있다. 사람보다 큰 선인장을 보니 캘리포니아라는 실감이 난다.
산 후안 성당은 입장료를 받는다. 어른이 $9 정도이다. 그런데 입장료가 아깝지는 않다. 워낙 캘리포니아엔 비싼 놀이시설이 많아서... 그리고 여유있게 즐기면서 마음의 평화를 찾을 수 있으니...
들어서면 소박한 화단과 무너져 내린 옛 건물을 볼 수 있다. 이 성당은 1776년 지어졌는데, 이후 여러번의 지진으로 무너지고 복원하고를 반복했다고 한다. 현재는 일부만 복원하고 대부분은 무너진 채로 두었는데 더 운치가 있고 좋은 것 같다.
무너진 덕분에 벽돌을 쌓고 석회(lime)로 붙이는 중세 건축 방식을 확연하게 볼 수 있다.
이곳은 제비와 관련된 축제가 유명한데, 5월이면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축제를 즐긴다고 한다. 이 당시는 더운 8월이라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사각형의 형태로 긴 회랑이 있다.
중간중간 있는 방에 옛 수도사들의 생활을 볼 수 있는 전시를 볼 수 있다. 소박한 목조가구가 인상적이다.
그 중에서도 이 침대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불편해서 못 잘 것 같은데... 현대인들이 얼마나 간사한가?
기념품 가게에서 십자가 클립을 하나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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