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남편, 산이랑 미국에 한달 다녀오면서 결심한 게 있었다. 집에 가면 열심히 영어공부를 해야겠다. 영어때문에 불편을 겪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급한 일이나 아쉬울 때는 한국어가 먼저 떠오르면서 머리속이 꼬여버리기 일쑤였다. 하지만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란 말이 있지 않은가. 집에 오고나니 절실함이 확 줄면서 다시 일상에 젖어 들었다.
좋아하는 미드로 연명하던 어느날, 아들램이 읽을 만한 책을 찾다가 발견한 책이 있다.
요렇게 생긴 나무집에서 생활하면서 일어나는, 어찌보면 너무나 황당한 이야기를 엮어 놓은 책이다. 자세히 보면 식인 상어 아쿠아리움에 볼링장도 있고 극장에 도서실까지 어른인 내가 봐도 탐나는 집이다. 세상 어디에도 없을 황당하고 기상천외한 설정이지만 자꾸 빠져든다. ㅋ ㅋ
내가 키득거리면서 보고있으니 울집 아이가 다가와서 같이 보자고 한다. 혼자는 못읽겠고 엄마 읽을 때 옆에서 볼거라나. 첫권 반을 읽고 자기일상으로 돌아갔지만 계속 궁금해 하긴한다. 읽기가 뛰어난 아이들은 초등 저학년 때도 이 시리즈를 많이 본다고 하던데 이제 걷기 시작한 아이에게 뛰라고 하는 건 무리일 뿐. 그냥 내가 즐기기로 했다. 간만에 아무생각없이 슥슥 넘어가는 재밌는 책을 발견해 즐겁다.
영어공부가 뭐 따로 있나? 이렇게 즐기다 보면 언젠가는 나아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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