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2월 19일 일요일

아이와 함께 영어 책 읽기

이제 3학년에 올라가는 울 산이.

반배정에 성적표까지 받아오고 나서 본인은 할 일 다했다며 드러 누웠다. 삼시세끼 찍는 줄 아는지 밥 먹고 돌아서면 다음 끼니의 메뉴를 묻는다.

제대로 신이 났다. 엄마는 마음만 급하고.. 먹기만하고 언제 공부할래??

아들램 친구들 중에 아직도 예체능 학원만 다니고 있는 아이는 아무도 없더라..흑

3학년 때는 학교에서도 영어를 가르친다고 하니 두어달 전부터 학원 안가는 대신 '엄마표 영어'를 하기로 했다. 학원이라면 경기를 하는 아들 덕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맘 속으로 딱 1년만 해보고도 성과가 없으면 학원에 보내야지..하는 생각이었다.

그렇게 시작한 엄마표 영어학습. 1000권 읽기에 도전!


일단 집에 있는 Oxford Reading Tree 부터 시작했다. 어려서부터 영어는 신기하게 좋아했던 아이라 꽤나 읽고 들었는데 초등 1, 2학년 손 놓고 나니 유치원 때 보다도 못하는 것 같았다. 평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애독하는 "**네 공부법"을 읽어가며 첫발을 내딛었다.

ORT 앞부분은 아예 글이 없다. 펜으로 눌러가면 전체적인 설명을 듣는 것을 시작으로 하루에 20분씩.



한 달쯤 지날 즈음부터는 읽기와 듣기를 분리했다. 아이는 뭔가 달라진거 같다고 했지만 잘 모르는 눈치. 쿄쿄

듣기와 읽기를 분리하는 대신 본인이 좋아하는 Project X Alien 시리즈와 과학에 관심이 많아 예전에 사놓은 자연관찰책, 노부영 책을 섞어가며 진행했다.


읽는 책은 그 사이 도서관에 다니면서 글밥이 적고 재미있는 책 위주로 보여 줬는데 듣기를 ORT와 Project X Alien으로만 진행하다보니 질려하기 시작했다. 그때 친구가 추천해 준 "Nate the Great" 전집을 들였다. 꼬마 탐정이 사건을 해결하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묶은 책인데 내가 보기에도 재밌더라. 하지만 반복해서 듣지 않으려고 하니 다른 책을 찾을 수 밖에..

재밌다고 소문난 "My Weird School"을 들였다. 근데 한권 억지로 듣고 하는 말 "엄마, 재미없어". 재미없어는 정말 재미가 없을 수도 있지만 어렵다는 말을 그렇게 하기도 한다고 하니 일단 팽당한 Weird는 저만치 치워뒀다.

기대하고 들인 전집이 팽당하고 나니 멘붕. 알아보다 혹시 들으려나 싶어 "Magic Tree House"를 대여해 봤다. 처음 온날 아이가 하는 말. "엄마, 책이 썩은 거 같아" 갱지를 첨 봐서 그럴거야 생각하며 책을 펼친 순간. 옴마나. 정말 썩은 것 같았다. 빌린 홈페이지를 찾아보니 이미 1000번이상 대여 된 책. 하지만 무턱대고 사기만 할 수는 없는 노릇. 1000번이상 대여됐다는 건 그만큼 인기도 있다는 방증이리라. 살짝 기대하고 들이밀었더니.

"엄마, 이런 걸 내가 왜 들어야돼" 난리를 친다. 흑 이번에도 실패인가. 고민하던 중에 아이가 요즘 푹 빠져있는 '타이타닉' 에피소드가 17권에 있는 것이 아닌가. 도서관에서 빌렸더니 책 상태는 대여점보다 훨씬 좋으나 아쉽게도  CD가 없었다. 읽을까 싶었는데 좋아하는 내용이라 그런지 다 읽고 나서 "엄마, 타이타닉때문에 Magic Tree House가 좋아졌어. 들어볼래"한다. 왠일이야. 물론 아무리그래도 챕터북이고 처음 보는 책이라  CD로 들어도 앉은 자리에서 한권을 다 듣지는 못한다. 현재는 하루에 반권만 듣고 있다. 겨우 3권 읽은 상태.

52권까지 있다니 제대로 빠져 주기만을 바랄 뿐이다.

1000권 다 읽는 날이 오긴 오는거겠지?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