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 3일 금요일

헐리우드 사인 (Hollywood Sign)

파리에 가면 에펠탑, 시드니에 가면 오페라 하우스, LA에 가면? "헐리우드 사인"이다.

서든 캘리포니아에 왔으니 당연히 헐리우드 사인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야 한다며 식구들이 성화여서, 꾸역꾸역 막히는 5번 도로를 타고 LA 시내를 통과해 올라갔다.

사실 헐리우드 사인은 LA 시내 왠만한 곳에서는 다 보인다. 산 정상에 있으니까. 그런데 너무 작게 보인다. 아무리 용을 써도 인물과 같이 사진을 찍으면 돋보기로 봐야 구별할 정도다.

어디로 가야 각이 제일 잘 나올까 고민하다가 찾은 곳이 헐리우드 호수 공원(Lake Hollywood Park)이다. 이름은 호수 공원이지만 사실 호수는 저 아래 있고, 여기는 산 중턱이다.

주차는 공원 앞 도로 양쪽에 할 수 있다. 유명한 곳이라 주차할 공간이 부족할 수도 있는데 여기말고는 모두 빨간 연석(Red Curb)이라 주차할 곳이 없다. 그냥 버티며 기다리는 수 밖에... 다행히 우리는 갔을 때는 제법 여유가 있었다.

그런데 이 곳에 오기 전에 반드시 화장실에 다녀오길 권한다. 왜냐하면 이 공원에는 화장실이 없다! 그리고 근처에 가게 같은 것도 없어서 급하면 낭패본다.


공원 입구는 위와 같이 생겼다. 잔디밭이 있는 평범한 공원이다. 규모는 작은 편이다. 8월이라 햇볕이 엄청 뜨거웠는데 그늘도 찾기 어렵다.

이곳에서 줌 없이 스마트폰으로 헐리우드 사인을 찍어 보았다. 이정도 크기로 보인다. 20배 줌 정도 하면 제일 위의 사진 정도로 담을 수 있다.


공원을 가로질러 사인 쪽으로 더 가까이 가면 더 크게 찍을 수 있다. 하지만 너무 더웠다. 우리 식구는 그냥 입구에서 찍었다. 그래도 HOLLYWOOD가 보이니 인증은 된 셈이다. 사진만 봐도 덥다!


체력이 된다면 공원 앞에 차를 대고 길(Canyon Lake Dr)을 따라 더 올라가도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시선이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걸어 올라가는 사람들이 꽤 있다.

차로 더 올라가는 건 권하고 싶지 않다. 길도 좁아지고 비포장 도로도 나오고 심지어 전화도 안되어서 구글맵이 먹통이 되어 엄청 헤맸다. 그냥 되집어 그 길로 다시 내려가는게 좋다.

헐리우드 사인을 즐기는 다른 방법


가보진 않았지만, 애써 찾은 정보라 소개한다. Beachwood Dr을 북쪽 방향으로 타고 가다 보면 Sunset Ranch Hollywood라는 곳이 나온다. 예약을 하고 방문하면 말을 타고 헐리우드 사인 가까이 갈 수 있다. 날씨만 괜찮으면 꽤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만일 헐리우드 사인 근처까지 올라가고 싶다면 등산을 해야 한다. 가장 무난한 코스는 Lake Hollywood Dr과 Wonder View Dr이 만나는 곳에 주차를 하고, 걸어서 Wonder View Dr를 따라 올라가 Wonder View Trail Head로 간 다음 Tree of Life Trail 을 따라 등산하는 것이다. 거리는 2Km 정도라 어렵지는 않지만, LA의 산에는 나무가 별로 없다. 더운 날씨라면 준비를 단단히 하는게 좋을 것이다.

미국에서 등산을 할 때는 반드시 그 일대의 구글맵을 폰에 다운로드 받아 두어야 한다. 산에선 인터넷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 갈림길이 나오면 구글맵으로 현위치와 방향을 참고하여 선택을 잘 해야 한다.

Hollyweed가 된 사연 


워낙 LA의 상징인 곳이다 보니, 여기서 사건 사고가 참 많았다. 사인 위에서 떨어져 자살하는 경우도 있고, 특정한 목적으로 사인을 훼손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요즘은 아예 접근을 하지 못하게 철조망을 쳐놓은 듯 하다.


2017년이 되면서 캘리포니아가 마리화나를 합법화했다. 이를 축하하려고 누군가가 저렇게 HOLLYWeeD로 바꾸어 놓았다. 흰천과 검은천을 덮은 것 뿐이지만, 경찰이 그 사람을 무단침입으로 체포했다고 한다. Weed는 대마초란 뜻이 있다.

그나저나 마리화나 합법화 때문에 캘리포니아에 유학보내는 부모들 마음 졸이게 생겼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